종로의 멋을 담았다는 스타벅스 더종로점. 얼마나 특별하면 1000호점에도 안 붙인 정관사 The를 매장명에 붙였을까, 싶은 매장인데,
오픈 첫날부터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있던 매장이라 궁금해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종로타워 1층과 2층에 입점했다고 하는데 늘 지나다니던 그곳이 어떻게 변했으려나.
그런데 외관상으로는 스타벅스를 알아보기는 어려웠다.
1층은 리저브 음료만 주문가능한 테이크 아웃 코너가 있다. 일반 음료면 몰라도 리저브 음료를 테이크 아웃이라니 진짜 의미없는 듯.
리저브가 솔직히 그렇게까지 맛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리저브를 이용하는 이유는 좀더 특별한 커피 체험을 해 보고 싶어서일 텐데
그저 서서 주문하고 받아 들고 나가는 테이크 아웃이라니. 진짜 돈아까운 것 같다.
고급+특별함+여유+색다름 이런 컨셉의 리저브와 빠르고 순간적이고 소비적인 테이크 아웃은 안 어울려.
게다가 2층에 가면 국내 최대 규모의 리저브 바가 있다고 하니, 굳이 1층에서 리저브를 마실 이유가 뭐야(….)
저렇게나 앉아서 바리스타 설명도 들으며 커피 체험을 할 수가 있는데, 1층에 테이크아웃 리저브 코너를 저렇게 마련해 놓은 스타벅스가 이상한 것 같다.
하긴, 그냥 아메리카노나 블랙 이글로 추출하나 클로버로 추출하나 핸드드립으로 추출하나 그냥 까만 커피는 까만 커피지, 이러는 사람들이라면 이용하겠지만
그런 호갱들을 위해서 마련한 1층 리저브 코너라면 할 말은 없고(….)
매장은 솔직히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었다. 체감상으로는 얼마 전에 오픈한 스타벅스 강남점이 훨씬 더 크게 느껴졌다.
강남점은 왜 그냥 강남점이지, 거기도 리저브로 잘 해놨더만 더강남점이라고 하지. 좌석도 솔직히 너무 중구난방이라 난잡한 느낌.
종로의 6가지 멋을 표현한 공간이 있다는데 뭐가 뭔지 알 수도 없고, 차라리 매장 가운데에 커다란 종을 하나 갖다 놨으면 보신각인가 싶을 텐데.
생각보다 너무 실망스러웠던 더종로점. 별로라는 뉴스 기사나 후기가 많았는데 정말 그렇더라.
그나마 특이하다면 특이한 게 이 계단식 플로어인데 앞에 커뮤니티룸이 있어서 회의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는데
마치 동물원 우리 속에 갇힌 동물들을 보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커뮤니티 룸을 개방하면 무대처럼 바꿔서 스테이지로 쓸 수 있다고는 하지만, 뭐..
물장사에 이어 자리 장사까지 하는 스타벅스. 이거 대관하려면 비용 드는 거 맞겠지..?스타벅스가 무료로 이렇게 해줄 리도 없고.
그래도 더종로점인데 그냥 커피만 마시기에는 아까운 듯하여 푸드를 주문했는데, 아주 싱겁고 싱거웠다.
펜네를 좀 줄이고 버섯과 새우를 더 넣었으면 좋았겠지만. 아무튼 더종로점은 굳이 찾아갈 정도로 매력있는 매장은 아닌 것 같다.
차라리 작더라도 조용하고 차분한 다른 스타벅스가 개인적으로는 더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