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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16 KYOTO

京都 / ひとり焼肉 / 교토 맛집 / 히토리 야키니쿠



' 혼자 고기 먹는 게 이상해?



한국 사람들은 유독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혼자서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같이 밥 먹을 사람도 없나, 하는 주변의 시선이 느껴지고 실제로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게 되어 버린다(....)


간단하게 혼자서 도시락을 먹거나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먹거나 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혼자서 고깃집에 가서 고기를 구워먹는다는 건 한국 사람들에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 싶다.


일본 사람들은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것에 대해 전혀 거리낌이 없는데, 

고기의 경우 확실히 큰 불판을 앞에 두고 혼자 고기를 구워 먹는 일은 아무리 일본 사람이라도 꽤 어려운 일이지 아닐까?

혼자 먹는 게 뻘쭘해서가 아니라 그 큰 테이블을 혼자 사용한다는 게 더 눈치 보이는 일일 듯.


그래서 일본에서는 이렇게 혼자서도 전혀 눈치보지 않고 개인용 불판에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가게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교토 마루이 백화점 근처에 있던 이 히토리 야키니쿠집도 혼자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맛집이라고 일본인 친구가 추천해서 가 보았다.





일단 먼저 나마(생맥주)를 한 잔 시키고




난 단순히 그냥 고기를 생각했는데 일본인 친구가 무조건 규탕(牛タン)이라길래 그거 소 혓바닥 아니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일본 사람들이 소 혓바닥 구이를 먹는다는 것은 진즉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먹어보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거부감은 없었는데 막상 주문하고 보니 살아있는 소가 낼름거리는 혓바닥이 생각나서(....) 괜히 시켰나 그런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가격도 일본답게 양은 별로 안되는데 저 단지 안에 든 소 혓바닥 조각들이 980엔이나 하고

두껍게 썬 소 혓바닥도 있다고 하는데 그건 배로 더 비싼 가격이었다.




그래도 일단 이렇게 한 점 올려놓아 보고. 그런데 생각보다 혓바닥스럽지 않고 그냥 고기스러워서 놀랬다.




밥도 한 공기 시키고. 여기는 밥이든 국이든 모든 걸 다 별개로 주문해서 값을 내야 한다. 일본은 식비가 너무 많이 든다.









점점 익어가는 혓바닥들.




아무리 봐도 혓바닥 같지가 않다.






중간에 다 먹고 친구들이랑 같이 시킨 두껍게 썬 소 혓바닥. 대체 소 혀는 얼마나 길고 두껍길래 저렇게 고깃덩어리로 나올까 싶더라.




내장이랑 양념된 갈비랑 이것저것 다 시켰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데서 고기 구워 먹어 보겠나 싶은 마음에.

불판도 갈아달라하면 추가 요금을 낸다는 거 같은데 확실히 기억은 안 난다. 그래서 그냥 쌔까만 불판에 계속 구워먹었던 듯.




소 혓바닥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진짜 그냥 소고기 느낌. 혓바닥이라고 생각하니 그냥 혓바닥인가 싶을 뿐

뭔지 모르고 그냥 소고기라고 하고 먹었으면 진짜 그렇게 느꼈을 법한 맛이었다. 굳굳.




양념은 파를 다져서 소금이랑 섞은 시오네기였나 그런 양념장과 간장 소스 비슷한 걸 같이 주는데

진짜 과도하게 지나치게 넘나 짜다. 그러니 적당히 덜어서 먹어야 하고 아니면 밥이랑 같이 먹어야 안 짜고 맛있다.

일본 요리는 뭐 다 짠 것 밖에 없어서 짠 음식 싫어하는 사람들은 입맛에 안 맞는 게 참 많을 듯.


고기랑 술이랑 밥이랑 몇 개 주문 안 한 것 같은데 3명이서 먹고 9,600엔 정도가 나왔다(....) 근 10만원 돈.

그 돈이면 한국에서는 진짜 고기 배터지게 먹었을 텐데. 여기는 그냥 재미삼아 소 혓바닥 몇 점 먹어 보는 정도면 꽤 괜찮은 맛집인 것 같다.

고기로 배채워야지, 하는 마음으로 갔다가는 꽤 공격적인 가격에 놀랍니다.